본문 바로가기
행복한 결혼 생활

결혼식 D-day 100일

by 로 건 2020. 3. 27.
반응형

 

 

 

 

코로나 이슈로 뒤숭숭한 요즘이지만, 우리 둘은 결혼 준비에 바쁜 하루하루다.

작년부터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지만, 까마득하고, 아직은 먼 일이라고 생각했었다.

그런데, 오늘이 디데이 100일 이라니!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니,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만 같다.

 

퇴근 길에 그녀에게 줄 꽃다발을 준비했다.

기념일이나 보통날에도 가끔씩 꽃을 선물했지만, 오늘 산 꽃은 내가 생각해도 역대급으로 예뻤다.

분홍 분홍한 철쭉 꽃잎은 덩치크고 상남자 포스 풀풀 풍기는 내 마음도 물들였다.

 

왕십리역 6번출구 계단을 올라가는데 저 멀리 그녀가 보인다.

내 모습을 보고 좌우로 손을 흔든다.

나도 살며시 꽃을 꺼내어 좌우로 흔든다.

 

"나랑 결혼하자 혜림아"

어쩔줄 몰라하며, 그녀는 내품에 쏙 안긴다.

 

"결혼식까지 남은 날들, 지금처럼 서로 배려하며 준비 잘 해보자. 사랑해"

 

사랑은 일상 속 순간에서 조금씩 조금씩 커져간다.

비싼 선물도 아니고, 남들 보기에 좋아보이는 인스타 피드도 아니다.

 

뚝섬 잔디밭에서 먹는 라면 속에서.

퇴근하며 구입한 꽃다발 속에서.

가성비 좋은 전셋집을 알아보러 지하철역을 돌아다니고,

우연히 그 근처에서 맛집을 발견하면서.

사소한 오해들로 티격태격 하면서,

그렇게 커져간다.

나는 이제 그녀가 없으면 안될 것 같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반응형

댓글